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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실점 행진’ 멈춰도 꿋꿋…‘10라운드 기적’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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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06-2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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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 1순위부터 95명의 이름이 차례로 불리는 동안 ‘부산고 성영탁’을 부르는 구단은 없었다. 10라운드 6순위 전체 96번, 막차 중 막차로 KIA가 지명했다.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도 초대받지 못했던 성영탁(21)이 프로 무대에 발을 딛는 순간이었다.
간신히 지명은 받았지만 관심은 끌지 못했다. 상위 라운드 신인도 고전하는 프로 세계, 10라운드 신인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했다.
그렇게 입단 2년 차를 맞은 올해, 성영탁은 마법 같은 한 달을 보냈다. 1군에 처음 등록된 지난달 20일 KT전에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무실점 행진은 계속됐다. 지난 21일 SSG전 1.2이닝 무실점까지 13경기 17.1이닝을 던지는 동안 평균자책 ‘0’을 지켰다. 조계현(13.2이닝)이 보유하고 있던 KIA 구단의 데뷔 후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성영탁은 부산고 에이스였지만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느린 구속이 약점이었다. KIA는 다른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 제구가 안정적이고 또래들에 비해 마운드 경험도 풍부한 성영탁이 구속만 끌어올린다면 통할 수 있다고 봤다.
기대대로, 입단 후 성영탁의 구속은 빨라졌다. 전략적으로 투심 패스트볼을 집중 연마해 구속이 140㎞를 넘었다. 포심 구속은 130㎞대, 오히려 투심이 더 빨랐다. 투심을 장착하면서 ‘피칭 터널’ 효과까지 누리게 됐다. 같은 폼에서 나오는 투심과 커터가 홈 플레이트 앞에서 반대 갈래로 휘어 들어가 타자가 대처하기 어렵게 했다. 성영탁이 1군에 올라오자마자 활약할 수 있었던 것도 투심과 커터의 위력 덕분이었다.
성영탁의 연속 이닝 무실점 행진은 지난 24일 키움전에서 17.1이닝으로 막을 내렸다. 6-6이던 6회말 1사 1·2루에 등판한 성영탁은 임지열에게 3점 홈런을 맞았다. 키움 김인범이 가진 KBO리그 데뷔 최장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19.2이닝)을 향한 도전도 끝났다. 홈런을 맞았고 실점했지만 좋은 공을 던졌다. 시속 134㎞ 커터가 낮게 파고 들어갔는데 상대가 워낙 잘 때렸다. 홈런을 친 임지열도 “좋은 공을 던졌는데 내가 좀 더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성영탁의 프로 생활은 이제 본격 시작이다. 이날 무실점 행진이 멈추기 전, 이범호 KIA 감독은 “언젠가는 연달아 실점할 수도 있고 몇 경기 연속 실점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은 분명히 올 테지만, 그래도 기죽지 않게 1군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챙겨야 할 것 같다. 아직 어린 선수고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기대했다.
성영탁도 꿋꿋하다. 기록 무산 후 그는 “상대가 잘 쳤고 나 또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아쉽기도 하지만 홀가분하기도 하다”면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하던 대로 마운드에서 씩씩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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