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폰테크 “범죄인 송환 상황 알려달라” 요청 거부한 법무부에 법원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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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고은설)는 지난 4월10일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필로폰 공급책과 공모해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1억여원 상당의 필로폰을 들여왔다는 혐의로 2021년 11월 징역 15년을 확정받았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지인 B씨가 건강식품과 특산품을 보낸다고 해 받으려고 했을 뿐 그 안에 필로폰이 들어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했으나 당시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A씨는 B씨를 고발했는데, 검찰은 B씨가 출국해 소재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2023년 10월 법무부에 B씨 소재와 관련해 정보 공개를 요청했다. B씨를 언제 국내로 송환할 예정인지, 송환과 관련해 어떤 절차가 진행 중인지 등을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법무부가 이 요청에 대해 비공개 정보라며 받아들이지 않자, A씨는 정보공개 거부가 위법하다며 법무부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법원은 A씨가 공개를 요구한 정보가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정보는 대한민국 정부가 B씨에 관해 캄보디아를 상대로 범죄인 인도요청을 했는지 여부에 불과하다”며 “정보공개법상 ‘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에 해당함은 명백하나, 공개되는 경우 침해될 우려가 있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법무부 측은 정보를 공개할 경우 대한민국이 범죄인 인도와 관련된 정보를 공개한다는 인식이 확산해 국가 신뢰가 저하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보를 공개했다는 사정만으로 캄보디아를 비롯한 타국의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가 현저히 훼손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범죄인 인도와 관련한 정보라는 이유만으로 신중한 법익 간 형량을 거치지 않고, 무조건 비공개할 수 있다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며 “국민의 알 권리와 정보공개법의 취지가 무시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오랫동안 미국을 이란 공격에 끌어들이려 했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숙원이 드디어 이뤄지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결국 이란의 핵 시설을 직접 폭격한 것이다. 이번 사태의 유일한 승자는 네타냐후 총리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체스 게임의 달인을 뜻하는 ‘그랜드 마스터’란 별명을 가진 네타냐후 총리는 어떻게 이란 핵 협상의 판을 깨고 자칭 ‘딜 메이커’ 트럼프 대통령을 구워삶아 여기까지 끌고 올 수 있었을까.
인내심이 없고 본능에 의존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네타냐후 총리는 특수부대 출신 특유의 인내와 끈기로 훈련돼 있다고 폴리티코 유로판은 분석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보좌관이었던 나다브 슈트라우클러는 “네타냐후에게 가자지구와 헤즈볼라는 이란과의 대규모 대결을 위한 디딤돌이었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 전쟁 바로 첫 주에 레바논을 치고 싶어했지만, 충동을 억누르고 끈질긴 전략 하에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다.
“세계 평화의 조정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를 경계해 왔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 측근에게 “네타냐후가 나를 중동의 또 다른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며 불만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백악관을 방문한 네타냐후가 취임 선물로 레바논 ‘삐삐 테러’에 사용했던 것과 똑같은 황금색 호출기를 선물했을 때는 불쾌감까지 토로했다는 후문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네타냐후가 정성스레 직접 프리젠테이션한 이란 공격 계획을 일축하고, 4월 9일 또다시 백악관을 찾은 네타냐후가 벙커버스터 지원을 요청했을 때도 이를 거절했다. 그로부터 사흘 뒤인 12일 미국은 이란과 핵 협상을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협상이 이란을 방심하게 만들려는 기만전술이었다는 분석을 내놓지만 그건 넌센스”라면서 “트럼프는 (그때만 해도) 정말 협상에 진지했다”고 지적했다.
분위기의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5월13일 중동 순방 중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핵 공격 위협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다릴 시간이 많지 않다”고 이란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을 때였다. 당시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두 미국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그 무렵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임박했다는 사실과, 이를 막기 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때부터 미 국방부는 이스라엘이 실제 이란 공격에 나설 경우를 대비해 비상 계획 수립에 돌입했고, 우크라이나에 배치됐거나 배치될 예정이었던 수천개의 무기가 중동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6월8일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부터 “미국이 지원하든 하지 않든, 이스라엘이 ‘단독 공격’에 나설 것이 확실하다”는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네타냐후 총리와 직접 통화했다. 이때 네타냐후 총리는 단호하게 “우리의 임무는 실행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사적인 불신과는 별개로, 미국이 결국 이스라엘을 저버리지 못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아무런 약속도 해주지 않았지만, 통화를 끊고 난 후 “아무래도 우리가 도와줘야 할 것 같다”고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이란과의 협상 데드라인으로 정했던 60일이 되기 딱 하루 전이었다. 사실 버락 오바마 전 정권에서도 몇 년에 걸쳐 진행된 핵 협상을 60일만에 끝낼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어불성설이었지만, 끈기가 없는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교착 상태를 인내할 능력이 없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 후에도 “나는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애칭)를 잘 모르겠다”고 말하며,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과연 현명한 일인지 계속 의문을 제기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실제 지난 12일 이스라엘의 공격이 단행된 후 미국의 첫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으로부터 나왔다.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언급이 빠져 있는 등 이스라엘의 군사작전과 거리를 두려는 듯한 뉘앙스였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이란 군 고위 인사 표적 암살 등 정밀 공격이 성공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어조가 바뀌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폭스뉴스는 다음 날 아침부터 이스라엘의 군사적 천재성에 찬사를 보내는 보도를 쏟아냈다. 뉴욕타임스는 “자기 공을 인정받고 싶어 안달 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더 많이 이면 개입을 했다는 뉘앙스를 풍기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승자’를 좋아하고, 늘 ‘승자’의 편에 서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공습을 멈추면 미국과의 핵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이스라엘에 공습 중단을 촉구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누군가 이기고 있다면, 지고 있을 때보다 그렇게 하는 게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결국 네타냐후 총리의 유도에 넘어가 호랑이 등에 올라타게 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이란 핵 시설 세 곳을 직접 폭격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취임 후 불과 5개월여 만에 자신이 ‘전쟁광’이라며 그토록 경멸해 온 정치인들의 전철을 밟고 ‘중동의 수렁’으로 또다시 끌려들어 가게 된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즉시 트럼프 대통령의 “담대한 결단”에 찬사를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축하와 감사를 전한다”고 화답했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이 22일 성황리에 폐막했다. ‘믿을 구석 - The Last Resort’이라는 주제로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5일 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도서전에는 약 15만명이 찾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 박정민 등 유명 인사들이 책방지기, 출판사 대표로 도서전에 참여해 이들을 보러온 인파도 몰렸다.
총 17개국에서 출판사 및 출판 관련 단체 535개사(국내 429개, 해외 106개)가 참가했다. ‘얼리버드’(조기 예매) 단계에서 매진되는 등 초반부터 인기가 높았다.
관람객 대부분이 2030 여성이었다. 한 20대 여성은 “아침 10시 오픈런해서 왔다”며 “‘믿을 구석’이라는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아이들의 모습도 간혹 눈에 띄었다. 19일 주빈관인 대만관에는 충북 청주 오창과학어린이집에서 온 20명의 어린이 관람객들이 그림책을 살펴보고 있었다. 어린이집 원장 정재경씨는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서 왔다”며 “2019년, 2024년에 이어 세번째”라고 했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이 책방 지기로 있는 평산책방과 박정민이 대표로 있는 무제가 인기였다. 무제 부스 앞 통로는 사람들이 몰려 지나가기 조차 어려웠다. 부스 앞에서는 도서전 관계자들이 박정민을 보려고 몰려든 인파를 정리하며 “통로가 정체되어 있으니 사진을 빨리 찍고 앞으로 이동해 달라”고 했다.
평산책방 앞에는“대통령 온다더니?”라거나 “이따 오시나봐”처럼 문 전 대통령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 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18일과 19일 이틀 연속 도서전을 찾았다.
다만 개막일부터 인파가 몰리다보니 불편함도 있었다. 한 방문객은 “더워서 내내 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방한 작가 역시 “개막 행사 때 너무 더웠다. 에어컨이 필요했다”고 했다. 주최 측은 “에어컨을 틀었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덥다고 느낀 이들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도서전은 한국출판인회의 등이 결성한 독서생태계 공공성 연대(공공성 연대)가 주최측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의 ‘도서전 사유화’를 지적하는 가운데 열렸다. 도서전에 부스를 차리고 참석했던 한 출판사 관계자는 “출판계 갈등이 잘 해결돼서 내년에는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도서전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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