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당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땐 ‘유가 폭등’…업계는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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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한 직후 국제 유가는 4~5%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장 초반 한때 5.7% 급등해 81달러를 돌파했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4% 올라 78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유가 급등은 미국이 이란을 폭격한 이후 이란 의회가 대응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한 데 따른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해협으로, 세계 원유 공급량의 20%가 이곳을 지난다. 해협 봉쇄 최종 결정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내리게 되는데, 이란 헌법상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재가가 필요하다.
실제로 해협이 봉쇄된다면 유가 급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이란이 해협 통항을 방해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90~11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건은 해협이 완전히 폐쇄되면 유가가 최대 130달러까지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특히 한국은 수입 원유 71.5%가 중동산이고, 이 물량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기 때문에 공급 차질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해협이 봉쇄될 경우 약 200일분의 정부·민간 비축유로 버티면서 대체 수입선을 찾아야 한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7개월치 비축유가 있기 때문에 당장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20%(호르무즈 해협 경과)가 막혀버리면 1970년대 오일쇼크만큼은 아니겠지만 그와 유사한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특히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근심이 크다. 석유협회 측은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운항에 차질은 없지만 단기간 유가 급등은 불가피하다”면서 “유가 급등 시 석유 수요 위축과 정제마진 하락을 초래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가 상승이 정유업계에 무조건 ‘악재’인 것만은 아니다. 앞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국내 정유업계는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조 실장은 “유가 급등 시 석유제품 수요가 꾸준해야 실적이 개선되는데, 지금은 ‘트럼프 관세전쟁’에 의한 무역 둔화, 글로벌 경기 침체 때문에 수요가 위축돼 러·우 전쟁 때와 같은 상황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원유에서 정제한 나프타를 주원료로 쓰는 석유화학 업계, 원가에서 유가 비중이 큰 해운업계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한 해운기업 관계자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컨테이너선은 정상 운항 중이지만, 연료비가 크게 올랐는데도 운임에 반영하기 어려워질 경우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주유소 휘발유·경유 가격이 오르고 전기요금 인상도 뒤따를 수 있다. 현재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가는 ℓ당 1635.5원으로 중동 정세 악화로 6주 만에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은 통상 2~3주 뒤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휘발유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유가 폭등으로 전력생산 원가가 오르면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도 크다.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으로 나랏빚이 처음으로 130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총지출(예산)도 처음 700조원을 넘는다. 내수 부진으로 ‘확장 재정’ 기조가 불가피하고 당장 국가 재정이 위태로운 수준은 아니지만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감세 정책은 중단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19일 발표한 ‘새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을 보면, 정부는 30조5000억원의 추경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19조8000억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한다. 지출 구조조정(5조3000억원)과 기금 가용재원 활용(2조5000억원),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감액(3조원)으로 재원을 조달했지만, 추경 규모가 30조원을 웃도는 만큼 추가 국채 발행이 불가피해졌다.
2차 추경을 반영하면 국가채무는 1차 추경 때(1280조8000억원)보다 19조8000억원 많은 1300조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총지출은 지난해(687조1000억원)보다 6.9% 늘어난 702조원이 된다. 국가채무와 총지출이 각각 1300조원, 700조원을 넘는 것은 처음이다.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은 1차 추경(86조4000억원)보다 24조원 많은 110조4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3%에서 4.2%로 0.9%포인트 증가한다.
추경 편성으로 당장 나라 재정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주요 선진국보다 국가채무가 많은 편이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보면, 올해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정부·공공기관 부채) 비율은 54.5%로 예상된다. 미국(128.2%), 일본(231.7%), 영국(106.1%)보다 낮다. 정부가 아직 확장 재정 여력이 있다고 보는 이유다.
여기에 올해 경제 성장률이 0%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돼 정부가 돈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국면이다.
임기근 기재부 2차관은 “경제 상황과 민생의 어려움이 너무나 심각해서 지금은 국가 재정이 경제 선순환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추경을 하니 GDP 대비 국채 규모가 약간 올랐으나 외국과 비교하면 아직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확장 재정과 감세를 함께 추진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현재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이 50%를 밑돌지만 2072년엔 173%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이재명 정부가 앞으로 5년간 100조원의 세수 부족을 떠안을 것으로 전망했다.
참여연대는 “정부·국회는 추경과 함께 세수 기반 확충에 나서야 한다”며 “부자 감세를 철회하고 실효성 있는 세수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비과세 감면을 확대하는 공약을 여러 개 했는데, 신용카드 소득공제 등은 대대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내란 특별검사팀이 23일 처음으로 윤 전 대통령 재판에 나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법에 위헌 조항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특검이 재판을 맡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8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박억수 특검보가 출석해 재판부와 가장 가까운 검사석에 앉았다. 피고인석과 마주 보는 자리였지만, 검사 선배인 윤 전 대통령과 눈을 마주치거나 인사를 주고받지 않았다. 내란 특검팀이 구성된 후 재판에 나온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박 특검보는 “특검법 조항에 의거해 지난 19일 검찰 특별수본부에 사건 인계를 요구해 사건을 인수했고, 공소 유지를 맡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란특검법 6조는 특검이 이미 기소된 사건의 공소 유지도 맡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 특검보는 재판부에 “현재 공소제기일로부터 5개월이 지나, 구속된 피고인들의 석방이 임박하는 등 법 집행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며 신속한 재판 진행을 요구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 시작부터 “이런 특검법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위현석 변호사는 “특정 정치세력이 주도해 특검을 추천하고 같은 당에 소속된 대통령이 임명하고 수사권을 재차 행사하는 구조는 역사상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또 “특검은 일시적 장치로서 기존 수사기관이 정상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에만 허용되고, 지금까지의 특검은 이런 원칙을 지켜왔다”며 “이 사건은 수사결과가 이미 존재하고 재판 중인데도 새 정권이 들어선 다음 다른 목적에 따라 제정됐다”고 말했다.
“특검법은 수사 대상을 무한하게 확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위 변호사는 이를 “명확성 원칙을 해치는 위헌 법률”이라고 말했다. 향후 특검법 조항과 관련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특검의 공소 유지가 절차상 부당하다며 “재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배보윤 변호사는 “특검은 검찰권의 행사에 미진한 점이 있으면 특검법에 범죄를 명시하고 수사를 진행하도록 하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에 대해 어떻게 특정하는 건지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검찰의 공소유지가 진행되는데 특검이 이 자리에 와서 진행하는 것은 명백히 문제가 있다”며 “(재판을) 그대로 진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는 이재식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차장과 불법계엄 당시 합참 계엄과장이었던 권영환 육군 대령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차장은 ‘예방적 계엄이라는 말을 들어봤느냐’는 윤 전 대통령 측 질문에 “계엄실무편람에 계엄은 예방적으로 선포할 수 없다는 워딩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비상계엄 때) 절차가 지켜지지 않을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계엄 임무 수행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직접 발언권을 얻어 “계엄 관련 근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 맞는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차장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작성한 포고령에 대해 “이미 작성 완료된 포고령이라 생각해 이상한 부분을 찾기 위해서 세심히 들여다보는 사람이 없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 차장은 “계엄 연습 때 쓴 계엄사 포고령은 장수가 많고, 법무 검토를 거쳐 문법까지 따지며 어떤 오해도 없도록 세부적으로 나눈다”며 불법계엄 당시 작성된 포고령은 이와 달리 별도 검토 없이 “포괄적으로 작성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출석요구에는 응할 것인가’ ‘특검이 정치보복이라는 것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지지자들을 바라보며 법원을 드나들었다. 재판 도중 방청석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구호가 흘러나오는 영상이 잠깐 재생됐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방청석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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