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륨 미국과 상호관세 15%에 합의한 일본…시사점과 한국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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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통상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일본 내부에서는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긍정적 평가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과 상호관세 협상을 타결한 아시아 국가 중 15%라는 가장 낮은 세율로 합의했고, 핵심 의제였던 자동차 품목관세도 기존 25%에서 12.5%로 절반 낮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평가하기는 이른 시점이라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SNS와 일본 정부 고위급 인사의 발언 외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허재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동아시아팀장은 “일본이 그동안 노력한 성과가 합의로 이어진 것일 수 있지만, 선거 직후 나온 결과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 2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치렀는데 여당 측은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만약 타결된 내용이 일본에 유리한 것이었다면 선거 전 발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시에 미·일 협상 타결은 미국의 조바심을 보여주는 것이란 의미로도 해석된다. 참의원 선거 결과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거취가 불분명해진 가운데 일본이 요구한 품목관세 인하 등을 받지 않을 경우, 협상이 더 지지부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까지 미국과 상호관세 협상을 타결한 국가는 아시아 4개국과 영국뿐이다. 성과가 필요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 리더십 교체 위험이 이날 타결의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자동차·철강 등 품목관세 인하에 집중해온 한국 입장에서는 미·일 타결로 참고할 ‘기준점’이 생긴 셈이다. 국내 기업들은 최소한 시장에서 경쟁하는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은 세율을 요구하고 있다. 대미 수출에서 중요한 자동차 품목관세도 일본이 얻은 만큼 한국도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일본의 대미 투자 규모(5500억달러·약 759조원)는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사실 일본의 5500억달러가 어떤 내용인지 추측하기도 어렵다”며 “일본이 실제 투자 가능한 규모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도 강한 카드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우선 정부는 미국이 지속해서 요구하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에 이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국방비 지출 확대 등 안보 분야와 위치 기반 데이터 반출 허용, 수입차 관련 규정 등 비관세 장벽 완화를 협상 카드로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조선·반도체 등 제조업 협력뿐 아니라 에너지 수입 대폭 확대도 카드로 거론된다.
다만 정부는 쌀과 소고기 추가 개방은 최대한 내주지 않기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협상 카드에서는 배제하되 바이오 에탄올용 옥수수 등 ‘연료용 작물 수입 확대’ 카드를 검토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 현재도 바이오 에탄올용 옥수수 같은 연료용 작물은 수입할 수 있고, 식량용 작물과 시장 자체가 달라 식량안보 문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일본도 이날 쌀 시장 개방을 조건으로 관세 협상을 타결하면서 미국의 농산물 개방 요구도 더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협상장에서 미국이 농산물 개방을 의제로 올리면 이를 마냥 무시하기도 어려워 정부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쌀과 쇠고기가 ‘레드라인’인지 아닌지는 지금으로선 확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태국과 캄보디아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자 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충돌 중단과 외교적 해법 모색을 촉구하고 나섰다.
24일(현지시간) 태국 매체 더네이션 등에 따르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의장인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양국의 역사적 유대관계와 지역적 책임을 고려할 때 이 상황이 우려스럽다”며 “두 나라 정상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이른 시일 내 직접 통화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는 “평화는 언제나 우리의 집단적이고 변함없는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아세안 회원국이다.
같은 날 베트남과 싱가포르도 두 나라가 적대 행위를 멈추고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베트남 외교부는 국제법과 유엔 헌장, 아세안 헌장과 동남아시아 우호협력조약의 기본 원칙에 따른 평화적 갈등 해결을 촉구했다. 싱가포르 외교부는 양국이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민간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자국민에게는 국경 지역으로의 모든 여행을 연기하라고 권고했다.
태국·캄보디아 모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도 입장을 내놨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현 사태의 전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양측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은 양국 간 긴장 완화에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캄보디아의 최대 무역 상대며 태국과는 2014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아세안 국가 등 아시아 여러 나라가 양국에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분쟁 중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태국 인권단체 ‘아시아 인권·노동 옹호자’의 필 로버트슨 국장은 “두 나라 현직 지도자들의 아버지인 캄보디아의 훈 센 상원의장과 태국의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사이의 악감정이 정치적으로 싸움을 계속하려는 의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유소프-이삭 동남아시아연구소의 티타 상글리 부연구원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불간섭 정책으로 유명한 아세안이 분쟁을 실제 중재하려 할 가능성은 작다”며 “캄보디아와 태국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이 유일하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외부 중재자”라고 분석했다.
앞서 태국 동부 수린주 국경 지역에 있는 따 모안 톰 사원 인근에서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교전이 발생했다. 캄보디아는 러시아산 BM-21 다연장로켓포 등 중무기를 사용했으며, 태국은 이에 맞서 F-16 전투기 6대를 투입했다. 이날 교전으로 민간인 15명과 군인 1명 등 최소 1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5일 긴급회의를 열고 양국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의 요청으로 열린다.
태국은 제3국의 중재 제안을 거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5일 니꼰뎃 발란꾸라 태국 외교부 대변인은 “아직 제3국의 중재는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며 “양자 간 협의 메커니즘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캄보디아가 먼저 국경 지역에서의 폭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녁에도 기온이 30도가 훌쩍 넘어가는 무더운 날씨가 지속된 25일 서울 중구 명동 세종호텔 앞 왕복 6차선 도로 한가운데 놓인 10m 높이 철제 구조물에 고진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세종호텔지부장이 163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후 6시 김영훈 신임 고용노동부 장관이 농성장을 찾았다.
김 장관은 고 지부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폭염과 태풍 우려로 건강이 걱정된다”며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고 지부장은 “노동법들이 여전히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지점들이 너무나 많다”며 “너무 억울해서 이대로 내려갈 수가 없다. 지금 고공에 올라가 있는 노동자들의 문제에 대해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시면 고맙겠다”고 했다. 20여년 세종호텔 요리사로 일했던 고 지부장은 2021년 정리해고됐다.
세종호텔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도 2021년 12월 코로나19를 이유로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후 해고 1년여만인 2023년 세종호텔은 흑자로 전환됐고, 지난해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배로 증가했다. 해고 노동자들은 복직 투쟁을 벌여왔지만, 호텔 측은 “대법원에서 해고가 정당하다고 확정됐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사측은 노동자들의 교섭 요구를 거부하고, 국회의 문제 해결 촉구에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고 지부장은 정리 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지난 2월13일부터 고공농성 중이다.
이날 고공농성 현장을 방문한 김 장관은 고 지부장과의 통화 후 노조 관계자들과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홍지욱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광창 서비스연맹 위원장, 김진억 서울본부 본부장, 최대근 관광레저산업노조 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노동계는 세종호텔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홍지욱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기업이 노사관계·단체협약을 법으로만 따지는 경우가 있다. 법리를 넘어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이 있지 않느냐”며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거나 공동체 사회를 파괴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정부의 힘을 보여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종호텔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사태를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하기 위해서 장관님이 직접 관장하시는 실무적인 협의체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해고 노동자 김란희 조합원은 “고 지부장이 최근 통화를 하면서 자신이 농성 중일 때 노부모나 장모님의 부고 소식이 들릴까봐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며 “본인의 목숨보다도 부모님을 먼저 생각하는 아들이다. 빨리 땅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그리고 가족과 같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장관님께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정부 차원에서 살펴보겠다고 했다. 그는 “사람이 있고 법이 있는 거지, 법이 있고 사람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그 어떤 판결도 노사 당사자의 합의보다 나은 판결은 없다는 것이 제 평생의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살펴보고 무엇보다 지부장님이 건강하게 빨리 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제안해주신 내용들은 빠르게 회신해 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김 장관은 “아무것도 해결된 것 없이 내려오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냥 가려니 발걸음이 안 떨어진다. 폭염이 심각하고 태풍도 걱정된다”며 “같이 해결해나간다는 전제하에 제 마음은 내려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김 장관은 다음날인 26일 오후 2시 경북 구미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 농성장을 찾는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2023년 7월31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이종섭 국방부장관 사이의 통화 내용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이 이미 당시 대통령실 내선번호(02-800-7070)로 온 전화의 발신자가 윤 전 대통령이라고 실토했지만 여전히 ‘군 조직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해병대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수사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장관과 이 전 장관의 통화시각은 같은 날 오전 11시50분쯤이다.
2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채 상병 특검팀은 최근 이 전 장관의 수행부관을 지냈던 육군 김모 중령에게서 ‘2023년 7월31일 대통령 부속실로부터 대통령이 장관과 통화를 원한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당시 윤 전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 내용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이 전 장관 측은 특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2023년 7월31일에 있었던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 “통상적인 대통령과의 소통이다보니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며 “피의자가 대통령의 말씀을 그대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의 측근을 조사해 수석비서관 회의 이후 윤 전 대통령 지시사항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회의 전후 이들이 이 전 장관에게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확인해보면 자연스럽게 이 전 장관과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도 파악할 수 있다는 취지다. 특검팀은 최근 허태근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을 불러 수석비서관 회의 전후로 이 전 장관이 일선에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을 묻고, 이 전 장관이나 해병대 수사단 등이 수사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한 발언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대통령경호처 등의 협조 아래 ‘02-800-7070’ 번호의 통신내역도 살펴보는 중이다.
특검팀은 오는 28일 오후 박진희 전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을 불러 이 전 장관 등의 지시사항을 더 파악할 전망이다. 박 전 보좌관은 수사외압 의혹이 불거진 2023년 7∼8월에 이 전 장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 핵심 관계자들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31일 김 전 사령관에게 박 전 보좌관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첩보류 지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팀은 박 전 보좌관을 상대로 이 전 장관의 지시 내용과 대통령실의 수사외압 정황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간의 통화 내역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24일 임 전 사단장이 사용했던 비화폰(도청방지 휴대전화)의 서버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경기 과천에 있는 수도방위사령부와 국군지휘통신사령부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임 전 사단장과 김 전 사령관은 국방부가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수사기록을 경찰에서 회수해 온 2023년 8월2일을 전후해 비화폰으로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기사 : [단독]해병대 사령관·사단장, ‘채 상병 사건’ 이첩날 밤에도 비화폰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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